시간과 공간은 현상의 조건이다
시간과 공간은 현상의 조건이다.
시간과 공간이 현상의 조건이라는 것은 다음의 사실들로부터 알 수 있다.
먼저 시간이 없다면, 순서적 진행을 할 수 없다.
즉 내가 키보드를 통해서 글을 쓰는 이 과정은 불가능하다.
글이란 것은 글자들의 조합에 따라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공간이 없다면, 무언가가 존재할 수가 없다.
공간이라는 것은 양/부피 등을 구성하게 해주는 가장 기초적인 요소인데, 이게 없다면, 어떤 양이나 부피도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양이나 부피를 지니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공간이 없으면 어떤 존재도 없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존재란 물질적 존재를 말한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양과 부피를 지니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으며, 순서적 진행을 하지 않는 것도 이 세상에 없음을 알 수 있다.
다르게 보면,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순서적 진행을 하고 양과 부피를 가지므로,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시공간이 있어야만 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존재/현상은 시공간과 분리될 수 없는 특징을 갖는데, 이것은 착각을 야기한다.
시공간에 대한 착각 - 물체가 시공간이다
인간이 세계를 파악할 때, 물체를 먼저 접하고, 그 후에 시공간 개념이 드러난다.
즉 물체를 통해서 시공간 개념을 파악한다는 것이다.
이는 줄곧 이야기를 한 중력의 경우와 같다.
우리는 무게나 떨어짐을 파악하고, 중력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게나 떨어짐에 중력이 작용하고 있음을 안다.
이와 동일하게, 우리는 존재가 있음을 통해서 시공간이 작용하고 있음을 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우리는 존재와 시공간의 관계를 착각할 수도 있다.
즉, 존재는 시공간이 물질적으로 현현한 것이고, 그에 따라서 존재가 시공간과 분리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갖는데, 이를 바탕으로 존재에는 고유한 시공간이 있고, 그 시공간 자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앞서 말한 착각은 물체가 시공간의 영역을 차지하는 걸, 착각하여 물체에는 고유의 시간과 공간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고유의 시간과 공간이 있다고 언급한다면, 시간과 공간은 분절성을 갖는다.
즉 한 물체의 시간과 공간은 그것이 갖는 고유성으로 인해, 다른 물체의 시간과 공간과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그것이 이어지려면, 다수의 물체들이 가진 시간과 공간을 한데 어우릴 수 있게 해주는 하나의 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그 하나의 장이 무엇이며 어떤 것인지 증명해야 하는 일이 남는데, 그것은 결국 개별적인 시간과 공간을 한데 묶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왜냐면 물체들이 상호작용하려면, 그 시간과 공간이 연속성을 지녀야 하기 때문이다.
'나'라는 물체와 '키보드'라는 물체가 서로 같은 시간과 같은 공간에 있지 않다면, 나라는 물체가 키보드라는 물체를 조작하는게 가능할까?
그러므로 서로 다르지 않은 시공간이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선 '나'라는 물체와 '키보드'라는 물체의 시공간이 연속되게 해주는, 질서를 잡게 해주는 그런 용도의 시공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결국 이러한 생각은 물체들이 시공간을 상대적으로 갖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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