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에 대하여/시간에 대하여

2 - 시간은 변화인가?

BTO 2024. 1. 22. 18:31

시간에 대해서 떠올리는 사람들 중에는, 시간을 변화라고 언급하는 경우들이 많다.

왜냐면 우리는 어떤 순서적 진행을 통해서 "시간이 흘러가다"라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 되었다.

변화는 시간에 의해서 나타나는 현상들을 일컫는 표현이다.

즉, 무게와 같은 표현인 것이다.

 

무게라는 게 무엇일까?
무게는 중력이 작용한 결과를 말한다.

중력이 없으면 무게가 없다.

 

변화도 이와 마찬가지다.

변화는 시간이 작용한 결과를 말한다.

시간이 없다면 변화가 없다.

 

이를 알기 위해선 공간만 있는 상태를 떠올려 보면 된다.

시간이 없는 공간은 멈춰있는 상태를 말하고, 따라서 변화가 있을 수 없다.

 

 

변화가 있으니 시간이 있는 게 아닌가?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누군가는 "변화가 있으니 시간이 있는 거 아닙니까?"라고 물을 수 있다.

이는 중력과 무게의 경우로 치환하면, '무게가 있으니 중력이 있는 거 아닙니까?"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인과적 차원에서 보면, 중력이 원인이고, 무게는 중력이 있음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다.

 

마찬가지로, 시간이 원인이고, 변화는 시간이 있음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다.

왜냐면 변화는 어떤 물질적인 것의 상태가 바뀌는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즉 변화는 행성의 위치가 변화하거나 꽃봉오리가 피거나 하는 등의 물질적인 것의 바뀜을 말한다.

 

앞서 살핀 것처럼, 실제 세계에서 나타나는 개개의 변화는 물질에 기반을 두고 있는 현상이다.

이 현상이 가능하게 하려면,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뭔가가 전제되어야 한다.

 

중력과 무게의 경우를 보면, 어떤 것이 무게를 지니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 현상의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중력이 고안된다.

 

시간과 변화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어떤 것이 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그 현상의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시간이 고안된 것이다.

따라서 시간이 있기에 변화가 가능하다.

 

 

변화를 일정 주기마다 끊어 놓은 것이 시간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의 진행을 일정한 주기마다 끊어 놓은 게 시간 아닙니까?"라고 말할 수 있다.

이는 시간에 대한 혼동에 따른 이야기다.

 

예컨대, 태양이 중천에 있다가 밤이 지나고 다시 중천에 있다면, 그것을 우리는 하루라고 한다.

그리고 이 하루는 저들의 말에 따르면, 시간에 해당이 된다.

즉, 변화하는 현상을 일정 주기에 따라 분절해놓은 상태가 시간이다.

이러한 점에 따르면, 변화가 시간이 아니라, 일정 주기에 대한 표현이 시간이라고 해야 맞다.

 

이렇게 나아가면 시간 개념은 둘로 구분된다.

하나는 일정 주기를 나타내기 위해 고안된 척도인 시간이고, 다른 하나는 변화라는 현상을 가능케 하는 것으로서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