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4권 의역

차라투스트라 - 4권 5장 의역 (완) (마술사,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BTO 2024. 8. 8. 16:22

ㅡ소개
이하 내용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내용을 보다 쉽게 읽히게끔 의역한 내용입니다.
기존 내용을 좀 더 풀어서 쓴 거라서, 기존 직역본을 읽으면서 참고해서 보시면, 이해하는 데 좋다고 생각됩니다.
 
의역 내용 밑에는 생각해볼 것들에 대해서 적어두었습니다.
이것들은 직역본을 본 후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필요시 참고 바랍니다.
 
ㅡ의역시 참고한 것들
기본적으로 온라인에 등재된 독일어본과 영어본을 참고했는데, 영어본에 대한 정보만 있네요.
해석에 대한 초벌 번역은 ai를 활용했습니다.
 
- 독어본 :
Pileface 사이트의 자료

https://www.pileface.com/sollers/pdf/Zarathustra.pdf
Internet Archive 사이트의 자료
https://archive.org/details/alsosprachzarat00nietgoog/page/60/mode/2up?view=theater

 
- 영어본 :
Thomas Common의 번역

https://www.gutenberg.org/files/1998/1998-h/1998-h.htm#link2H_4_0012

 
-  AI

Chat gpt 4

 
- 한국어 번역본도 참고 했습니다.

백승영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이진우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윤순식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백석현(박성현) : 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다
김신종 : 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 제 의역에서 활용하기는 어려웠지만, 한국 해설본도 참고 하였습니다.

백승영 :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정동호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해설서
김동국 : 아무도 위하지 않는, 그러나 모두를 위한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by 취미로 철학하는 남자

 


4권 5장 마술사


         
5장 개괄

 

 

5장은 차라투스트라, 올바름을 추구하는 자를 연기하는 노인을 만나는 장이다.

이때 차라투스트라는 자신의 운명에 의해서 고통받는 자로서 묘사된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런 연기에 의해서 노인이 올바름 추구자로 오해하지만, 곧 그가 위대한 존재인 척하는 자라는 걸 알게 된다.

이에 노인은 차라투스트라에게 비판을 받게 되는데, 자신이 연기한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다는 점, 자신의 연기에 대하여 혐오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 올바름을 추구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고 올바른 존재인 양 살고 있다는 점에 의해서 차라투스트라는 그를 존중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동굴로 초대하게 된다.


 

 

본문

 

 

-1-

 

차라투스트라가 바위를 돌아갔을 때,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사람은 미친 사람처럼 팔다리를 휘두르다, 마침내 땅에 엎드린 채로 쓰러졌다.

 

차라투스트라가 마음 속으로 말했다.

    “잠깐,

     아마도 저 사람이 올바름을 추구하는 자이겠지.

     저 사람에게서 내가 아까 들은 끔찍한 비명이 나온 것이리라.

     내가 저 사람을 도울 수 있는지 확인해봐야겠다.”

 

차라투스트라는 쓰러진 자에게 달려갔고, 쓰러진 자가 노인인 것을 보았다.

노인은 멀뚱멀뚱 눈을 뜨고서 떨고 있었다.

차라투스트라는 노인을 일으켜 세우려고 열심히 노력했지만, 노인은 일어서려고 하지 않았다.

이 불행한 노인은 주위에 누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듯이 애처로운 모습을 보이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마치 세상 모든 사람에게 버림받고 외로워하는 사람처럼.

마침내 심하게 떨고 경련하며 몸을 이리저리 흔들더니, 그는 이렇게 신음하기 시작했다.

 

쓰러진 노인

차라투스트라는 이 노인이 올바름을 추구하는 자로 이해하고 돕기 위해 달려간다.


 

    “누가 나를 따스하게 대해주고, 누가 나를 사랑하는가?
     내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달라.

     내 마음을 데워 줄 화로를 달라.

 

     내팽개쳐져 몸서리치면서,

     발을 따뜻하게 해줘야 하는 죽어가는 사람처럼 알 수 없는 열병으로 떨고,

     날카롭고 얼음같이 찬 고독 앞에서 떨며,

     나는 너에게 쫓기고 있구나,

     올바른 것을 생각해야 하는 나의 운명이여.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으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무시무시하게 내게 다가오는 자여!

     구름 뒤의 사냥꾼 같구나.

 

     운명의 번개에 맞아 쓰러져 있는* 나를

     어둠 속에서 바라보며 비웃는 눈동자여.

     운명에 따라 살다가 나는 이렇게 쓰러져 있구나.

     나를 구부리고 비트는 영원한 운명에 고통받으면서.

*올바름을 추구하는 운명에 따라 살다가 좌절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나는 가장 잔인한 사냥꾼으로부터 당했노라.

     너라는 가장 미지의 신으로부터.

 

     운명이여, 그래 더 나를 찔러라.

     나를 더 괴롭게 하고, 끝내 내 마음을 부숴라.

     이러한 삶을 살며 고통받는 것,

     무딘 화살로 찌르는 것과 같은 이 고문은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너는 왜 나와 같은 인간을 바라보고 있나?

     인간의 고통에 지치지 않고, 비웃는 신의 눈을 하고서.

 

     너는 왜 나를 죽이고 싶어하지 않는 것인가?

     단지 고문하고 싶을 뿐인 건가?

     어째서 나를 고문하는가?

     남의 고통을 보며 즐기는 미지의 신이여!

 

     하하, 이제 한밤 중에 몰래 내게 다가오는 구나.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말하라.

     너는 나를 밀어붙이고 억누르는구나.

 

     내게 너무 가까이 왔다.

     저리 물러가라!

 

     너는 내 숨소리를 듣고, 내 마음을 엿듣고 있구나.

     이 질투심 많은 자여,

     무엇 때문에 나를 질투*하고 내 삶을 고단하게 하는 것인가?

*올바름을 추구하는 운명은 올바름 추구자가 행복을 누리려고 할 때에도 올바름을 추구하게 한다.

이로써 행복과 멀어지게 하는데, 이를 올바름 추구자는 운명이 자신의 행복을 질투해서 그런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 사다리는 무엇인가?

     내 마음의 창을 넘어 들어와 뒤집어 놓으려고 하는가?

     내 가장 은밀한 곳을 말이다.

 

     이 뻔뻔한 자여, 미지의 도둑이여

     내게서 무엇을 훔쳐가려 하는가?

     무엇을 엿들으려고 하는가?

     나를 고문해서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가?

     고문자이자 처형자인 운명이여!

 

     아니면 내가 운명에 굴종하길 바라는 것인가?

     헌신하고, 운명에 사로잡혀서 너에게 사랑을 바쳐야 하는가?

 

     그걸 바란다면 소용없다.

     가장 잔인한 가시여,

     나는 너의 개가 아니라 너의 사냥감일 뿐이다.

     이 잔혹한 사냥꾼이여.

 

     나는 너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포로 아닌가?

     구름에 몸을 숨긴 도둑이여!

 

     강도 같은 자여, 이제는 말하라.

     내게서 무엇을 원하는가?

     깨달음 속에 숨어서 나를 괴롭히는 자여,

     무엇을 원하는지 말하라.

 

     몸값을 원하는가?

     몸값으로 무엇을 원하는가?

     그래, 몸값을 원할 거라면 비싸게 불러라.

     내 자부심*이 그러길 바란다.

     그리고 짧게 요구하라.

     나의 다른 자부심*이 그러길 바란다.

*자긍심이라고 보아도 좋을 듯하다.

**여기서 자부심은 운명과 같은 불한당과 어울리지 않으려는 자부심으로 보인다.

즉 고결한 것들과 어울리려고 하는 자부심 말이다.

여기서 예를 들면, 행복과 같은 것과 어울리고 싶어서 자신의 운명에게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 것이다.

 

     나란 존재 전부를 원한다고?

     그러고는 나를 고문하는 구나, 바보 같은 자여.

     내 자부심을 짓밟으려 하는가?

 

     내게 사랑을 주라.

     누가 나를 따뜻하게 대해주는가?

     누가 나를 여전히 사랑하는가?

     내게 따스한 손을 내밀어달라.

     내 마음을 데워줄 화로를 달라.

     나 가장 고독한 자에게 말이다.

 

     아 지독한 고독은 적들을 찾게, 그리워하게 만드는 구나.

     잔혹한 적이여,

     내 곁에 있으면서 많은 행복을 겪게 해달라.

     가장 잔인한 적, 운명이여.

 

     가버렸구나!

     스스로 사라져 버렸다.

     나의 마지막 동반자이자, 위대한 적, 미지의 존재, 처형자인 운명이여.

 

     내게 돌아오라.

     날 괴롭게 하더라도 돌아오라!

     나 가장 외로운 자에게 돌아오라. 

     내 모든 눈물이 너를 향해 흐르고,

     내 마음의 열의가 너를 향해 타오른다.

 

     오, 내게 돌아오라.

     나의 미지의 신, 나의 고통, 나의 마지막 행복인 운명이여!”

 

울부짖는 노인

노인은 올바름을 추구하는 자가 자신의 운명에 의해 고통받는 모습을 연기하고 있다.


 

-2-

 

차라투스트라는 노인의 이야기가 듣기 힘들었고, 그래서 지팡이를 잡고서 온 힘을 다해서 노인을 내려쳤다.

차라투스트라는 화가 난 채로 악의적인 웃음을 지으며 소리쳤다.

    “멈추기 바랍니다!

     당신은 배우이고, 거짓말쟁이입니다.

     저는 당신을 잘 압니다.

 

     당신이 바라는 것, 당신을 만족하게 하는 것을 해주겠습니다.

     저는 당신 같은 사람을 만족시키는 법을 잘 알지요.”

 

노인이 말했다.

    “그만! 날 그만 때려라, 차라투스트라여.

     나는 단지 장난으로 그런 것이다.

 

     이러한 장난은 내가 단련한 기술이다.

     나는 너를 시험*해보려고 이런 장난을 해본 것이다.

     그리고 너는 이 시험에서 나를 잘 간파해냈다.

*차라투스트라가 자신의 기술에 속는지 아닌지 시험해본 것이다.

차라투스트라가 자신의 기술에 속아 넘어간다면, 어리숙한 자일 것이고,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면, 나름 성숙한 자라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도 상당한 시험을 치르게 하고 있지 않은가?

     너는 지혜로운 자를 연기하면서, 진리로 나를 때려대고 있지 않은가?

     그렇게 내게 진실을 말하게끔 시험하고 있지 않은가?”

 

차라투스트라가 상기된 표정을 하고서 말했다.

    “아첨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근본적으로 배우입니다.

     당신은 거짓을 말하는 자이지 않습니까?

     당신이 진실에 대해 무엇을 말합니까?

     허영심이 가득한 공작새와 같은 존재여.

 

     당신은 제 앞에서 무엇을 연기하였습니까?

     이제 누군가 제 앞에서 당신같이 신음한다면, 그걸 어떻게 쉽게 믿겠습니까?”

 

늙은 배우가 말했다.

    “내가 연기한 것은 올바름을 추구하는 자다.

     이들은 올바른 이해를 위해서 기존의 자신을 극복하려고 하는 자들이다.

     그래서 사회에서 악하고 그릇되다고 말하는 지식과 양심을 따르다가 고독에 휩싸인 자들이다.

     내가 이들을 연기하며 한 말들은 너가 한 말들이지 않나?

 

     그리고 이제 인정하라!

     차라투스트라여,

     내가 연기하는 것임을,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알아차리는데 오래 걸렸다는 것을 말이다.

     네가 나를 도우려고 쓰러진 내 머리를 잡고 있었을 때, 나는 너가 안타까워하는 것을 보았다.

     나는 너가 ‘이 자는 너무 적게 사랑받았구나’ 라고 하며 안쓰러워하는 것을 들었다.

     그 이야기에 나는 너를 속이는 데 성공했다고 느꼈고, 그래서 기뻤다."

 

차라투스트라가 단호하게 말했다.

    “당신은 저보다 섬세한 사람들도 속였을 것입니다.

     또 저는 당신처럼 연기하는 자를 경계하지 않습니다.

     저는 조심히 주변을 살피며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올바름을 향해서 거침없이 나아갈 수 있어야 하는 것, 이것이 제 운명인 것이죠.

 

     하지만 당신은 속여야만 합니다.

     당신은 늘 위장해야 하는 운명을 지닌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 당신이 이야기한 것도 완전히 진실된 것도 아니고 완전히 거짓된 것도 아니라고 해야 겠죠.

 

     거짓으로 속이는 자여,

     당신은 의사에게 진단받을 때 마저도 병을 꾸며낼 겁니다.

 

     그래서 제가 '단지 장난으로 그런 것이다' 라고 말할 때에도, 거짓말을 했겠죠.

     물론 이 말을 했을 때, 진지한 면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당신은 어느 정도 올바름을 추구하려는 의식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에 따른 행동은 다르겠지만 말이죠.

 

     저는 당신을 잘 압니다.

     당신은 모든 이를 매혹하는 마술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자기 자신과 관련해서는 속이지 못합니다.

     자기 자신을 속이던 마법이 풀려버린 것입니다.

 

     당신은 이제 올바른 것을 하나 얻었습니다.

     연기하며 살아가는 당신의 모습에 대한 구역질 말입니다.

     당신의 말은 어떤 것도 진실이 아니지만, 당신이 느끼는 구역질만은 오로지 진실인 것이죠.”

 

숲 속의 배우와 관객

차라투스트라는 위대한 존재를 연기하는 노인을 비판한다.


 

 

늙은 배우가 말했다.

    “너는 누구인가?

     오늘날 살아있는 가장 위대한 자인 나에게 누가 감히 그렇게 말하는가?”

 

늙은 배우는 매섭게 차라투스트라를 쏘아보았다.

그러나 곧 그의 노기는 사그라 들더니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오 차라투스트라여, 나는 지쳤다.

     연기하는 내 모습에 역겨움을 느낀다.

 

     나는 위대하지 않다.

     나는 왜 나 자신을 속이고 있나?

     너도 알다시피 나는 위대함을 추구했었다.

     하지만 위대해지려고 노력하지 않았고, 위대한 사람인 양 행동하기만 했다.

     그렇게 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위대한 자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제 이런 거짓말을 지속하기에 내 능력은 부족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서 나는 부서져 좌절했다.

 

     오, 차라투스트라여, 내 안의 모든 것이 거짓이지만,

     나의 이러한 좌절과 그에 따른 절망감은 진짜다.”

 

차라투스트라는 어두운 표정으로 눈을 떨구며 말했다.

    “위대함을 추구했다는 것, 그것이 제가 당신을 존중하게는 합니다.

     하지만 그 추구의 결과가 위대한 척하는 것이란 점은 당신이 위대하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주죠.

 

     당신이 연기하며 살다 지쳐서 위대하지 않음을 인정했다는 것, 이 점에 따라 저는 당신을 존중합니다.

     당신의 정직함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서, 저는 당신을 올바름 추구자로서 존경합니다.

     단지 잠깐 동안이긴 하지만, 당신은 올바른 이야기를 했으니까요.

 

     하지만 말해보십시오.

     여기 나의 영역에서 무엇을 찾고 있었습니까?

     또 당신은 무엇을 제게 시험하려고 했습니까?”

 

차라투스트라는 눈을 번뜩이며 이렇게 말했다.

노인은 말없이 있다가 말했다.

    “내가 너를 시험했다고?

     아니다. 나는 사람을 찾고 있었다.

     참된 자, 올바른 자, 꾸밈없는 자, 분명한 자, 정직한 자를,

     지혜를 가진 자, 올바른 인식을 하는 성스러운 자, 위대한 인간을 찾고 있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가?

     나는 너 차라투스트라를 찾고 있었던 것이다.”

 

노인이 말을 마치고 두 사람 사이에는 긴 침묵이 자리했다.

차라투스트라는 두 눈을 감고 생각했다.

그리고 노인의 손을 잡고, 정중하게 그러면서도 불분명하게 말했다.

    “좋습니다.

     저 위로 가면 제 동굴이 있습니다.

     거기서 찾고 싶은 사람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제 동물들에게 조언을 구해 보시기 바랍니다.

     당신이 찾는 이를 찾는데 분명 도움을 줄 것입니다.

 

     제 동굴은 큽니다.

     아직 저 역시 위대한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섬세하고 관찰력이 좋더라도, 현재 사회에서는 아무도 순수하게 위대함을 인식하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부조리한 이 사회에서 태어난 이상 부조리의 영향을 무의식적으로 받고 있으니 말입니다.

 

     저는 이 세상에서 여러 사람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자신을 위대한 존재처럼 보이려고 노력했고, 사람들은 저들이 위대한 존재라고 여겼죠.

     하지만 이러한 것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결국 저들의 하찮은 모습이 드러나게 될 텐데요.

 

     너무 오래 부풀어오른 개구리는 곧 바람이 새어 나와 쪼그라들지요.

     이처럼 부풀어 오른 자의 바람을 빼는 것, 저는 이것이 훌륭한 오락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주목하길 바랍니다, 미래의 존재들이여.

 

     지금은 부조리한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서 누가 올바른 것과 그릇된 것을 구분하려 하겠습니까?

     누가 위대함을 쫓고 성공하겠습니까?

     사회에서 바보라고 불리는 자들이 그렇지 않겠습니까?

 

     위대한 존재를 찾고 있습니까, 노인이여?

     위대한 자를 찾으라고 누가 가르쳤습니까?

     지금이 그 위대한 자를 찾을 시간일까요?

 

     오, 이 고약한 탐구자여,

     당신은 무엇 때문에 나를 시험하는 것입니까?”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마음의 위안을 얻은 그는 웃으면서 자신의 길을 계속 갔다.

 

 

배를 부풀린 개구리

차라투스트라는 위대한 존재인 양 자신을 부풀리는 존재들의 진면모를 드러내는 걸 좋아한다.

이는 현명하다는 자들이 정말 현명한지 살피던 소크라테스와 비슷하다.


생각해볼 거리들

 

왜 노인은 뜨거운 손과 심장의 화로를 달라고 하는가?

ㅡ현재 노인은 올바름을 추구하는 차라투스트라를 연기하고 있다.

ㅡ올바름을 추구하는 차라투스트라는 자신의 운명에 따라 살면서 고독 속에 있고, 그런 점에서 차가운 곳에 있다고 표현된다.

ㅡ차라투스트라는 고독이 없어지길 바라는데, 이는 냉혹한 추위가 사라지는 거라고 비유할 수 있으므로, 이 추위를 없앨 뜨거움을 달라, 즉 고독하지 않게 해달라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ㅡ이를 노인이 연기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서, 이후 노인의 이야기는 차라투스트라의 이야기로서 표현하겠다.

 

반쯤 죽은 자처럼 알 수 없는 열에 몸을 떤다는 건 무엇인가? 차디찬 서리의 화살에 맞았다는 건 뭘 말하나? 왜 사상에게 쫓기고 있나?

ㅡ반쯤 죽은 자는 열의를 잃은 존재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ㅡ이는 곧 절망하는 상태인데, 절망하고 있기에 생기를 잃고 병을 앓는 상태가 된다고 할 수 있다.

ㅡ이를 열에 몸을 떤다고 말하는 것 같다.

 

ㅡ차디찬 서리의 화살의 경우, 고독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ㅡ왜냐면 고독은 냉혹한 것으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ㅡ사상에게 쫓긴다는 것은 올바름을 추구하려는 생각, 즉 그러한 운명에 의해서 자신이 쫓기고 있다는 이야기로 보인다.

ㅡ따라서 고독 속에서도 올바름을 추구하는 운명에 따라 나아간다는 이야기다.

 

뭐라 이름하기 어려운 자, 베일에 싸인 자, 경악스러운 자, 구름 뒤의 사냥꾼은 무엇을 말하나? 왜 이것의 번개에 맞아 쓰러진 차라투스트라를 보며 이 존재는 조소를 보내나?

ㅡ여기서 언급되는 것은 운명이라고 할 수 있다.

ㅡ운명은 명확히 파악되지 않기에, 이름하기 어렵고, 살아가면서 운명을 더듬더듬 알게 되기에 숨겨져 있다고 여겨지며, 그런 점에서 구름에 가려진 사냥꾼이라고 언급될 수 있다.

ㅡ이때 이 사냥꾼은 태양일 확률이 있는데, 이 태양은 올바른 이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올바른 이해가 자신을 쫓는다고 말할 수도 있고, 올바른 이해를 추구하는 운명이 자신을 쫓는다고 말할 수도 있게 된다.

ㅡ또한 운명을 마주하면 경악하기도 하므로, 이를 묘사했다고 할 수 있다.

 

ㅡ차라투스트라는 자신이 운명에 따라 살면서 괴로워하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운명이 자신을 살피지 않는다고 여긴다.

ㅡ고통 받는 자신을 냅두고 있는 모습으로 보이므로, 자신을 바라보며 즐거워하는 모양새로 이해할 수 있다.

ㅡ그렇기에 차라투스트라를 보며 조소를 보낸다고 표현될 수 있다.

 

왜 노인은 영원한 고문을 받는다고 하나?

ㅡ영원회귀에 따라서 같은 운명을 살게 되는 차라투스트라의 괴로움을 말하고 있다.

 

왜 노인은 그대가 가까이 오니 너무 가까이 왔다고 저리 가라고 하는가?

ㅡ운명은 너무 가까이 다가와도 사람들은 기겁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왜 그대는 샘 많은 자인가?

ㅡ차라투스트라가 보기에 운명은 자신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삶이 나아졌다고 느낄 때마다 시련을 주기 때문인 듯하다.

 

왜 그대는 사다리를 가지고서 노인의 은밀한 사상 속으로 들어오려고 하는가?

ㅡ운명이 차라투스트라에게 스멀스멀 넘어가서 운명에 의해 시달리게 하기 때문이다.

ㅡ즉 원치 않아도 차라투스트라가 운명에 따라 살게끔 몰래 들어온다는 것이다.

ㅡ사상은 생각, 판단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을 듯하다.

ㅡ즉 차라투스트라의 생각이나 판단 속에 몰래 운명이 들어와서 관여한다는 이야기다.

 

개처럼 그대 앞에 뒹굴면 모든 게 해결이 될까?

ㅡ올바름을 추구하는 운명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저항할 방법이 없다.

ㅡ그런 점에서 개처럼 운명에 순종해도 고통은 떠나질 않는다.

 

노인은 왜 긍지를 말하며 어떤 긍지는 자신의 몸값을 많이 달라고 하고, 다른 긍지는 짧게 말하라고 하나? 두 긍지는 다른가?

ㅡ몸값을 많이 달라고 하는 긍지는 자기애로 보이고, 다른 긍지는 고약한 자와 어울리지 않으려는 긍지로 보인다.

 

일곱 겹의 얼음은 무얼 말하나? 왜 일곱겹의 얼음은 적마저도 애타게 그리워하게 하나?

ㅡ이는 고독을 말한다.

ㅡ고독으로 인해서 자신의 주위에 친구, 친구가 어렵다면 적이라도 있길 바라는 것이다.

ㅡ여기서 현재 적은 운명인데, 친구가 없는 차라투스트라에게 운명이라도 명확하게 자신에게 드러나면 좋겠다는 이야기로 볼 수 있다.

 

차라투스트라는 노인/마술사들을 뜨겁게 만드는 법을 안다는데 그게 무엇인가?

ㅡ노인/마술사는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자다.

ㅡ그들은 사람들이 열광해주면, 그것으로 만족을 얻는다.

ㅡ차라투스트라는 그들의 연기에 열광해주겠다는 이야기를 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노인이 그대 또한 그럴싸한 시연을 보여주었다고 하는 것은 무엇을 말하나?

ㅡ해당 구절은 해석을 새로 해볼 필요가 있다.

ㅡ이 구절은 “Aber auch du - gabst mir von dir keine kleine Probe:”이 번역된 문장이다.

ㅡ이 구절을 보면, “하지만 너도 작지 않은 시험을 내게 주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ㅡ이렇게 보면 차라투스트라에 의해서 노인은 시험받고 있는 상태가 된다.

ㅡ이때 후술되는 내용을 보면, 노인이 받는 시험은 진실을 말할지 말지 정하라는 시험이라고 할 수 있다.

ㅡ이에 대해, 노인은 ‘차라투스트라가 자신에게 시험을 주면서 차라투스트라의 진리의 몽둥이가 자신에게 진리를 말하게끔 강요하라’고 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정신이 끝내 자기 자신에게 맞서고야 마는 시인과 마술사는 뭘 말하나? 사악한 지식과 양심으로 얼어붙고 마는 변화된 자는 누굴 말하나? 둘 다 차라투스트라 같은데, 왜 이렇게 묘사되나?

ㅡ정신이 자기 자신과 맞선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극복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랑 같다.

ㅡ그런 점에서 차라투스트라가 늘 했던 이야기, “인간은 자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입장과 같아진다.

 

ㅡ사악한 지식과 양심은 차라투스트라의 지식이 사회적으로 악한 지식/비양심적인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나온 표현으로 보인다.

ㅡ얼어붙었다는 것은 고독한 상태에 놓였다는 것을 말하는 걸로 보인다.

ㅡ즉 올바름을 추구하는데, 그로 인해 사회에서 지탄받고, 그로 인해 고독 속에 놓인 자를 말하는 것이다.

 

왜 차라투스트라는 노인을 두고서 어느 정도로는 정신의 참회자라고 하는가?

ㅡ노인의 경우, 연기를 하기는 했지만, 자신이 연기를 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올바른 인식을 아예 안 하는 것은 아니다.

 

마술사의 의미는 무엇인가?

ㅡ사람들을 현혹한다는 것에 따라 나타난 표현으로 보인다.

 

노인이 발견한 유일한 진리는 왜 구역질인가?

ㅡ노인은 자신의 삶을 통해서 위대한 척하며 살아온 삶이 역겹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노인은 왜 차라투스트라에게 차라투스트라를 시험하지 않았다고 말하나?

ㅡ노인은 차라투스트라에게 자신의 기술을 선보이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ㅡ그러면서 자신의 기술의 완성도를 평가하고 싶었던 것이다.

 

ㅡ그러면서 또 차라투스트라 나타나게끔 하고 싶어서 연기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ㅡ이런 점들로 볼 때, 노인은 차라투스트라를 시험했다고만 하기는 어렵다.

 

차라투스트라는 왜 위대한 인간, 차라투스트라를 찾는 노인에게 차라투스트라의 동굴에 가서 노인이 찾는 자를 찾으라고 하나? 본인이 차라투스트라이면서 왜 찾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하나?

ㅡ우선 위대한 인간은 현재 부조리한 사회에서는 나타날 수가 없다.

ㅡ그런 면에서 위대한 인간은 차라투스트라 자신이 아닌 좀더 이상적이게 된 사회에서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ㅡ그런 면에서 차라투스트라 역시 위대한 인간을 알리는 존재이지 완전히 이상적인 존재라고 할 수는 없다.

ㅡ그렇기에 노인이 찾는 위대한 인간은 현재 차라투스트라가 알려줄 수 없고, 만나게 해줄 수도 없는 것이다.

ㅡ노인은 차라투스트라를 위대한 인간이라고 볼 지라도 더 위대한 인간이 있는 것인 것이다.

 

왜 오늘날은 천민의 것이고, 바보만이 위대함과 행복을 찾는데 성공한다고 말하나?

ㅡ오늘날 바보라고 여겨지는 인물들은 사회적 규율을 벗어난 존재들이다.

ㅡ그런 자들은 올바름을 추구하는 자들이고, 올바름을 추구해야만 진정한 행복과 위대함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므로, 이러한 바보들만이 위대함과 행복을 찾는다고 말하는 것이다.

 

왜 노인을 별스러운 바보라고 하는가?

ㅡ노인은 올바름을 추구하는 자이긴 하지만, 능력이 없거나 노력하기 싫어서 위대한 척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별스러운 바보라고 표현된다.

 

누가 노인에게 위대한 인간을 찾으라고 가르쳤냐고 묻는가? 왜 오늘이 위대한 인간을 찾을 때라고 하는가? 왜 차라투스트라는 이 노인이 자신을 시험으로 내몬다고 말하나?

ㅡ차라투스트라는 위대한 인간을 찾는 노인이 뭔가 자신에게 덫을 놓는다고 보는 듯하다.

ㅡ왜냐면 차라투스트라를 위대한 인간으로 부르면서, 차라투스트라가 오만하게 노인을 대하길 유도하는 듯하기 때문이다.

ㅡ하지만 차라투스트라는 이미 위대한 인간이 지금 당장은 올 수 없다는 것, 지금 시대의 위대한 자도 이상 시대의 위대한 자에게 못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노인의 앞선 칭송에 가만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