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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명 4 - 원만한 합의를 위한 해명과 제안

BTO 2024. 4. 17. 04:50

배심원들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힌 소크라테스

그는 국가는 자신에게 처벌이 아닌 상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ㅡ소크라테스, 자신이 당당한 이유를 설명하다

소크라테스는 배심원들 앞에서 멜레토스 일당의 고발이 부적절하다는 것을 당당하게 반박해냈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는 법정에서 고발당한 이들이 흔히 보이는 태도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법정에서 고발당한 이들은 최대한 작은 처벌을 받기 위해서 배심원들의 비위를 맞추곤 했던 것인 양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아무튼 소크라테스는 이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고, 배심원들이 부정적으로 인식할 것을 고려하여, 자신의 태도에 대해서 설명하게 된다.

ㅡ나는 올바른 행동을 했다

우선 소크라테스가 그렇게 당당할 수 있었던 것은 당연히 자기 행동이 올바르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혹자는 "소크라테스가 한 지혜 검증 활동이 결과적으로 고발당하게 한 것이기에, 수치스러운 행동"이라고 평가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법정으로 자신이 고발당해 왔다고 하더라도, 자기 행동을 부정적으로 인식하지 않았다.

즉, 자기는 올바른 행동을 하였으나, 관련하여 불만을 품은 자들이 어거지로 자신을 고발했다고 여겼던 것이다.

ㅡ나는 내 행동이 수치스럽지 않다

그의 진술만 따라서 본다면, 명망있는 자들은 모르는 것을 안다고 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었고, 소크라테스는 그들이 바른 길로 나아가게끔 기회를 제공한 것이기에, 순전히 선의에 따른 활동이었을 뿐이다.

그는 명망있는 자들에게 은공을 베푼 것이고, 따라서 그들은 고발이 아니라 감사하다고 말했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따라서 소크라테스는 스스로를 수치스럽게 여길 이유가 없었다.

ㅡ나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런데, 만약 소크라테스가 죽음에 대해서 굉장한 두려움을 느꼈더라면, 아마도 살기 위해서 배심원들의 비위를 맞췄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전혀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는데, 그의 말에 따르면, 자신은 죽음이 무엇인지도 모르며, 그렇기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고, 따라서 배심원들에게 비위를 맞추는 태도를 보이지 않을 수 있었다고 한다.

ㅡ나는 감정에 호소하는 우스운 사람이 되고 싶지 않고, 그리하여 아테네가 우스워지는 걸 원치 않는다

소크라테스는 만약에 죽음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든 그렇지 않든 간에 배심원들의 비위를 맞췄더라면, 그것도 그거대로 문제라고 한다.

왜냐면 당시 소크라테스는 어느정도 유명한 인사였는데, 그런 인사가 법정에서 배심원들의 비위나 맞추며 감정에 호소하려고 울고 불고 한다면, 참 우스운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이런 사실을 접하면, "아테네에서는 지헤롭기로 유명한 자도 법정에 가선 살려달라고 애원하더라"는 조롱을 하지 않을까?

그렇기에 오히려 유명한 사람에 대한 재판일 수록 더 이성적으로 접근하여 판결을 내려야, 외국에서 보더라도 "저 나라는 정말 이성적인 나라다"라고 인식되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식의 이야길 하게 된다.

ㅡ사람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처벌이 필요하다

소크라테스의 입장이 어떻든 간에, 소크라테스의 활동에 대해서 불만을 느끼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에 따라 국가는 분명 불만을 가진 자들과 소크라테스를 중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중재를 하는 과정에서 소크라테스의 활동을 어느 정도 제약하는 합의가 이뤄져야만 한다.

그러지 않으면 결국 불만을 계속 쌓여갈 것이기 때문이다.

ㅡ토론 금지와 추방, 사형 중 무엇을 제안할 것인가

소크라테스의 활동에 대한 제약은 사회적 처벌로서 이뤄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제안될 수 있는 것은 추방이거나 토론 금지 또는 사형이다.

물론 벌금형도 제안할 수 있겠지만, 고발자들은 벌금을 받아내기 위해서 고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일순간 금전적인 만족을 얻더라도, 결국 그가 벌금을 내고 풀려나면, 여전히 불만을 야기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도 이러한 점을 염두하고 있었고, 그도 아마 갈등이 있었을 것 같다.

왜냐면 어떤 사회적 제약도 자신에게 좋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처벌과 관련하여 자신의 입장을 내놓게 된다.

ㅡ토론은 삶의 낙이자 가장 유익한 것이기에 중단할 수 없다

우선 언급되는 것이 토론을 다신 하지 않겠다고 맹세한다는 조건 하에 풀어주는 것이다

이는 소크라테스의 삶의 낙을 빼았는 것이다.

왜냐면 소크라테스는 사람들과 무엇이 옳고 그른지, 무엇이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인지 토론하는 낙으로 살았는데, 그것을 못하게 한다면, 무슨 의미를 두고 살아갈 수 있겠는가?

또 올바른 것에 대해서 알려고 하는 이 노력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유익한 활동이 아닌가?

이런 유익한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 어디서 삶의 만족을 얻을 수 있을까?

따라서 이러한 제약은 소크라테스에게 최악이 되고, 선뜻 제시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게 된다.

ㅡ추방은 사람들에겐 좋을 수 있어도, 소크라테스에겐 최악이다.

다음으로 추방이다.

이것도 문제인 것이, 소크라테스가 아테네에서 추방을 당하고 다른 나라에 간다고 하자.

그래도 결국 그 나라에서 또 토론을 할 것이고, 그러면 또 그 나라의 사람들에 의하여 추방당하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추방 역시 소크라테스에겐 최악이 되고, 제시하려고 고려할 사항이 아니게 된다.

ㅡ소크라테스에게 사형은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사형이다.

이건 소크라테스에게 주요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소크라테스는 죽음은 우리가 모르는 것이기에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하였고, 또 뒤에 나오겠지만, 죽음이란 영혼이 육체에서 해방되어 신적인 영역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형은 그에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ㅡ소크라테스를 사형시키면, 결국 그 피해는 아테네 시민이 입게 된다.

하지만 진정한 문제는 사회에 있다.

소크라테스는 공공의 이익을 목적하며 활동하던 존재였다.

모두가 지혜롭길 바라며 활동했고, 그 과정에서 사리사욕을 채운 적이 없다.

게다가 명령에 따라 불의한 행위를 해야된다면, 그는 그러한 명령을 거부하는 정의로운 모습을 보였다.

즉 공익과 정의를 추구하는 존재인 자신이 사형으로 죽게 된다면, 아테네는 공익을 제공하고 정의를 추구하는 인물이 사라지는 것이기에, 분명 손해가 된다.

그렇기에 사형은 제시할 만한 사항이 아니게 된다.

ㅡ소크라테스가 제안할 만한 것은 '소크라테스'를 사회에서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소크라테스와 고발자들이 원만히 합의될 사항, 소크라테스가 그들에게 제시할 만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책에 나타나 있지는 않지만, 결국 소크라테스가 바라는 것은 고발자들이 불만을 가질 것이 아니라 자신을 긍정적으로 수용하여 더 나은 존재가 되게끔 노력하는 것이었을 테다.

하지만 이는 고발자들이 전혀 바라는 것이 아니기에, 이것 역시 제안하기 힘들어진다.

ㅡ소크라테스는 결국 벌금을 제안한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받을 처벌에 대해서 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를 잃고 싶지 않았던 주변인들은 그를 어떻게든 같이 공동체를 이루려고 했고, 따라서 소크라테스가 벌금을 제안하게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