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크리톤 - 각색

크리톤 2 - 사형이 주어져도 법의 명령에 따라야 하는 이유

BTO 2024. 4. 17. 11:29

 

크리톤에게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는 소크라테스.

크리톤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법의 명령을 따라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크리톤에게 설명한다.

 


 

앞서 크리톤은 소크라테스를 구출하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그에게 도망칠 것을 호소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입장에 대해서 크리톤에게 설명하고, 납득이 가능하다면, 더 이상 설득을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하게 된다.

소크라테스라는 인물은 기본적으로 훌륭한 인간, 올바른 행동을 하는 인간이 되고자 한다.

이에 따라, 현재 상황에서 우리가 무엇을 신경쓰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정리한다.

ㅡ다수의 의견은 중요치 않고, 올바른 의견을 따라야 한다

소크라테스는 우선 크리톤이 다수의 평가를 신경쓰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소크라테스에게 다수의 평가는 무의미 하다. 왜냐면, 다수의 사람이 칭찬을 한다고 해봤자, 그들이 제대로 아는 전문가들이 아니기에 그 칭찬이 무의미하고, 비난한다 하여도 그들은 제대로 알지 못하기에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올바름을 추구한다면, 다수가 아닌 소수의 전문가들이 어떻게 평가할지를 염두하고서 최대한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게끔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ㅡ다수가 목숨을 위협할지라도, 올바르게 행동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소크라테스의 재판을 보게 되면, 다수의 사람이 소크라테스에게 죄가 있다고 여겼고, 사형을 선고하였기에, 과연 다수를 무시해도 되는지의 문제에 놓이게 된다.

이에 대해서도 앞서와 같은 입장으로, 다수가 무어라 판단하고, 자신에게 해를 끼친다 하더라도, 올바른 행동을 하며 주어지는 상황에서 살아가면 된다는 것이다.

ㅡ훌륭함을 추구하는 인간이라면, 부당한 일을 당해도 올바른 행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크리톤은 소크라테스에게 주어지는 현재 상황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그는 토론을 즐겼을 뿐인데, 사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크리톤에게 지금 국가/법의 명령은 부당하다.

따라서 소크라테스를 도망치게 하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소크라테스는 인간은 어떤 경우에서든 올바른 행동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누군가 내게 부당한 일을 하더라도, 그에 따라 같이 부당한 행동을 할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상황에서 아무리 부당한 판결이 내려졌다 하더라도, 소크라테스는 인간의 기본 원칙에 따라 판결에 따라야 하는 것이다.

ㅡ한 국가의 시민은 법에 따르는 것이 올바르다

소크라테스는 우리가 법을 어기려는 이유가 부당한 판결 때문이라는 점을 짚는다.

그리고 과연 법을 어기는 것이 정당한지 살핀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에서 태어났으며, 아테네의 교육을 받고 자라나게 되었다.

이런 관계로 볼 때, 소크라테스는 국가의 자손이거나 국가가 거둔 노예로 취급되어질 수 있다.

국가와 소크라테스의 관계를 주인과 노예로 생각한다면, 노예인 소크라테스는 주인인 국가의 명령을 이행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소크라테스에 대한 국가의 판결을 소크라테스는 따라야 하고, 따라서 아테네를 떠나 도피하는 건 올바르지 못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ㅡ소크라테스가 도망친다면, 아테네와의 합의를 깨뜨리기에 옳지 못하다

만약에 명령에 복종하는 관계가 싫었다면, 소크라테스는 아테네를 떠날 수 있었겠지만, 해외로 거의 나가지 않았고, 아테네에서 자식들까지 낳고 살았다는 점에서, 그가 아테네의 제도를 마음에 들어 하였고, 그에 따라 법의 명령을 따르겠다는 걸 암묵적으로 합의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렇게 합의를 한 상태에서 판결의 내용을 따르지 않는 건, 합의를 깨뜨리는 것이기 때문에, 올바르지 못한 게 된다.

ㅡ법정에서와 지금의 말이 다른 건 올바르지 못하다.

또한 소크라테스는 애초에 타국으로 가려고 했다면, 처음부터 추방형을 제안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

그러면서 지금에 와서야 추방형과 같은 도망을 치려 한다는 건 꽤나 볼품없어 부적절한 행동이 된다.

게다가 죽음도 두렵지 않다고 하였는데, 이제와서 도망을 친다는 건 이제와 겁이 나서 말을 바꾼다는 것인데, 역시 부적절하다.

이러한 점들에 따라서, 소크라테스는 법의 집행에 따라는 것이 올바르다는 결론에 이른다.